디지털 전환과 인재 육성

작성자 : 비욘드엑스 대표 에디터 김철민 / LoTIS 2019.07.18 게시

-  국내 한 대형 물류기업에서 <디지털 전환, digtal transformation>이란 주제로 사내 특강이 있었던 날이다. 이날 초빙된 교수의 발표가 끝나자 청강하던 한 직원이 질문을 던졌다.

-  “교수님, 물류산업의 디지털 전환의 흐름과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겠는데요. 그렇다면 저처럼 문과 출신은 디지털 물류에 대해 어디서부터, 무엇을,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?”

-  사원급으로 보이는 앳된 직원의 송곳 같은 질문에 교수는 순간 움찔했다.

-  디지털 퍼스트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강의 내내 읊었지만, 구성원 개개인의 디지털 학습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한 적이 없었던 터였다. 더욱이 질문의 요지는 ‘문과 출신을 위한 디지털 물류 방법론’이라니…. 도대체 이런 게 있기는 할까? 예상치 못한 곳에서 허를 찔렸다.

-  에둘러 답변을 마친 교수는 학교로 돌아가는 길에 필자에게 전화를 했다. 강의장에서 있었던 일화에 대한 고단함이 느껴질때쯤, 교수는 다짜고짜 질문을 내뱉었다.

-  “물류기업은 왜 디지털 전환이 잘 안된다고 생각합니까?”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것도 경우가 있을 텐데 말이다.

문과 70 대 이공계 30

-  교수의 기습 질문에 망연자실한 필자도 퇴근길 내내 불편했다. “왜 그럴까?” 그 교수는 분명 필자에게 숙제를 내준 것이리라.

-  다음날 출근길 대형 물류기업에 근무 중인 지인에게 문자를 보냈다. 전후 사정을 설명한 후,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. 회사에서 인사·교육을 담당하는 분이라 ‘해답의 단서’를 제시해주지 않을까 싶었다.

-  필자: “물류기업 종사자 중 이공계 출신이 많나요?”

지인: “직관적으로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.” 

-  구체적인 데이터를 요청해 살펴봤다. 대형 물류업체 종사자 중 문과 출신이 70% 이상, 이과는 30% 미만으로 문과가 압도적으로 많았다.

-  전공별로 살펴보면 문과는 경영·경제, 무역(국제통상), 물류(교통), 어문(외국어), 행정, 사회과학 등 순으로 나타났다. 기타로는 신문방송, 디자인, 체육학 등이었다.

-  이과는 산업공학 출신이 가장 많았다. 뒤를 이어 건축(토목), 기계, 정보통신(컴퓨터), 전자(전산) 등이 따랐다. 특이점은 물류기업 직원 중에 물류학과 출신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.

-  참고로 국내 첫 물류학과가 개설된 곳은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(경영대학)로, 학부의 역사가 15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은 참고할만하다.

-  최근 국내 대형 물류업체들이 디지털 전환에 관심이 많은데 반해 최첨단 기술에 대한 이해도(친근감)가 높은 이공계 출신들의 채용 비율은 현저히 낮았다.

-  그렇다면 물류는 문과라서 디지털 전환이 느린 것인가?

글로벌화 이슈로 외국어 전공자 늘어

-  2000년대 이전에 제조, 유통업체의 물류부서는 기업 내 핵심이 아니었다. 그렇다 보니 물류 직무에 대한 전문인력 채용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이다. 그러던 것이 2010년도 글로벌화 이슈를 맞이하면서 물류업계에 영어, 중국어 등 외국어 전공자 채용(특기자 우대)이 급격히 늘었다.

-  때마침 삼성, 현대 등 대기업들의 물류사업 진출(물류자회사 설립)이 늘면서 물류업 채용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. 경력직을 중심으로 제조·유통회사 물류담당 > 대기업 물류자회사 > 대형 전문 물류기업 > 중소 물류업체 순으로 인력 이동이 대거 발생했다.

-  특히, 대규모 물류센터 등 시설 투자가 경쟁적으로 늘면서 산업공학 출신자들의 채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.

-  실제로 국내 물류기업 채용 시장을 놓고 ‘문과 대 산(업) 공(학)의 대결’이란 말도 있다. 이때부터 물류분야 채용 시장에도 ‘부익부 빈익빈’ 경향이 나타났다. 이왕이면 제조, 유통업체의 물류담당부서나 연봉이 높은 대기업 물류자회사로의 이직이나 신규 입사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니겠는가.

-  하여튼 대기업의 물류사업 진출과 물류시장의 글로벌화 이슈는 산업공학, 도시공학, 농축수산, 외국어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대거 물류에 입성하는 계기가 됐다.

-  최근에는 물류시장에 컴퓨터공학 등 IT 전공자들의 입사 관심이 늘고 있다. 그런데 IT 전공자들의 관심이 실제 물류시장에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.

-  IT 전공자의 물류기업 지원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제조나 유통, IT기업에 비해 물류기업의 대졸 신입 연봉이 약 2000만 원 정도 낮기 때문이다.

-  이런 이유로 물류기업들이 IT인력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보다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.

-  그렇다면 디지털 이슈는 IT 전공 채용자를 늘릴까?

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인재 확보부터

-  “디지털 전환은 기존의 전통적 프로세스 관리 및 경쟁 전략 이행 방식을 디지털 기반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. 이 때문에 물류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기술 및 서비스에 밝은 디지털 인재 확보로부터 시작된다.” -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

- 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디지털 인재의 이직에 대해 메이저리그나 프리미어리그처럼 스포츠 스타급 선수들의 이적처럼 보도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.

-  디지털 인재의 중요성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기존의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다.

- 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제공해야 한다. 그래서 디지털 인재 확보를 위해서 스타트업을 통째로 인수 합병하는 사례도 발생했다.

-  월마트는 아마존의 지속된 위협을 타개하기 위해 2016년 온라인 유통 스타트업 제트닷컴(Jet.com)을 33억 달러에 인수했다. 당시 월마트는 제트닷컴 자체를 인수하려는 목적보다 이 회사의 창업자 마크 로어(Marc Lore)를 스카우트하려는 이유가 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.

그림1. 마크 로어 제트닷컴 창업자

yousucces.com

-  마크 로어가 누군가? 그는 2005년 아기용 기저귀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다이퍼스닷컴(Diapers.com)을 창업해, 2011년 5.45억 달러에 아마존에 회사를 매각한 장본인이다. 그리고 2년간 아마존에서 근무한 후 아마존을 넘어서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2014년 제트닷컴을 창업했다. 그랬던 그가 다시 월마트에 제트닷컴을 팔고, 월마트의 온라인 비즈니스 리더로 활동 중이다. 이후 월마트의 온라인 비즈니스는 기존 대비 7% 내외 성장에서 40% 이상의 고성장체계로 전환시켰다. 디지털 전환에 밝은 디지털 인재 확보를 통해 기존의 비즈니스를 온라인 시대의 디지털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.

-  월마트는 꽤 오래전부터 아마존이 위협의 대상이란 걸 알았다. 매주 임원들을 소집해 위기를 극복할 묘안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. 왜 그랬을까. 월마트 임원들은 회의 시간에 아마존의 혁신을 이야기했지만, 이중 어느 누구도 아마존(전자상거래)에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전직 관계자의 회고를 들은 적이 있다. 아마존의 기술이나 서비스 경험 없이 아마존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 아니었겠는가.

“알고리즘이요?” *문송합니다(문과라서 죄송합니다) - 에필로그

- 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는 디지털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는 디지털 인재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. 물류기업도 마찬가지다. 디지털 물류 전환을 위해 디지털 인재 확보 및 육성 전략 수립에 노력해야 한다.

-  그렇다면 디지털 전환은 회사 내부자가 하면 안 되는 걸까?

-  글 앞에서 교수를 향해 질문한 그 직원의 말처럼 문과 출신은 디지털 물류에 대해 어디서부터, 무엇을,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?

- 필자도 문과 출신이다. 그래서 알고리즘이나 AI, 블록체인 등의 디지털 용어가 나오면 헤맨다. 속되게 ‘*문송합니다’란 자조 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. 폄하 발언은 아니니 독자들의 오해가 없길 바란다.

-  문송을 위한 디지털 물류 방법론을 찾기 위해 호기롭게 글을 쓰려다 이쯤에서 결국 포기한다. 애초에 능력 밖의 도전이었다.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은 <질문 있습니다. 문송은 디지털 물류를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?>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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